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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M HIGH SCHOOL

창의적 사고, 영감을 주는 학교

             

천장이 높은 공간은 학생들이 느끼는 공간감을 풍부하게 해주고 시야를 틔워줌으로써 생각을 숨 쉬게 하고 창의력을 북돋운다. Grand stair에서 바라보는 풍부한 View도 학생들에게 도움을 준다. 투명한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깥의 풍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생각도 자유롭게 풀려난다.

 

 

어떤 학교를 만들 것인가?
개념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부단히 변화하고 있는 한국 건축에서 유독 학교 설계는 변화에서 비껴있는 것 같다. 한정된 예산에 따른 빠듯한 사업비와 발주처의 경직된 마인드, 설계 과정에 학생이 참여할 기회가 없는 등의 문제와 다양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모든 학교에 시설 기준과 지침들이 그대로 적용되는 등이 원인이다. 우리 설계팀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했다. 형식의 틀을 깨고 교육의 목적과 본질에 대한 고민을 앞세운 결과 창의적 사고, 영감을 주는 학교를 목표로 설계에 착수하였다.

 

창의적 사고, 영감을 주는 학교
머지 않아 사람들이 하고 있는 반복적이고 논리적인 업무의 대부분을 기계가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이미 구글이 만든 알파고는 신 의 경지에 올랐다는 천재 바둑 기사들을 모두 물리쳤다. 인공지능은 연산 능력과 학습 능력에서 인간의 수준을 뛰어 넘은지 오래다. 그러나 기계가 인간의 뇌를 그대로 모사하지 않는 한 절대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인간의 창의적 사고다. 창의적 사고는 미래의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다. 우리는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학교 공간 구성 방안으로 다음의 두 가지를 목표로 삼고 설계에 구현하고자 하였다. 첫 번째로 공간이 연속적이며 유연성 있는 학교이다. 특정 공간, 예를 들어 교실이 고정되어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공간의 크기와 성격을 다양하게 변화시켜 학생들로 하여금 제한 없는 생각과 활동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교류와 협동이 활발한 학교, 때로는 고즈넉하게 사색할 수 있는 학교이다. 창의적 사고는 다른 사람과의 활발한 상호작용 속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뉴튼의 사과처럼 깊은 사색을 통해 발현되기도 한다.

초기 제안안 : 교실 근처 공간과 경험의 연속교류와 협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주목했던 곳은 교실 근처 공간이었다. 과거에는 단순히 복도로만 이용되던 교실 근처 공간이 교실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가변적이며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공간이 하나로 연결되어 그 속에서의 경험이 끊임없이 연속되는 공간을 구성하고자 했다. 그 결과 초기안은 층간에도 공간 경험이 연속되도록 바닥 레벨이 반층씩 차이가 나는 skip floor로 구성하였다. 반층씩 중첩된 교과목별 교류 공간을 연결하는 계단은 폭이 넓은 스탠드 형식으로 꾸며 학생들이 쉽게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초기 제안안은 Void를 통해 퍼지는 소음 문제, 북향의 교실이 생긴다는 문제로 최종안이 되지는 못했지만, 설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학교라는 주제로 새로운 학교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교류와 협동의 창의 공간, Grand stair와 도서실

작은 마을에서 가장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가 일어나는 공간은 시장이다. 시장은 공동체의 구성원이 물건을 비롯한 문물과 문화를 유통하고 교류하는 곳이다. 학교에도 학생들이 만나서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시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보람고등학교에서 우리는 학생들의 교류와 협동을 촉진하기 위한 공간으로 넓은 스탠드형 계단인 Grand stair와 도서실을 제안했다. 시장이 접근이 편한 교통의 결절점에 있듯이 Grand stair도 H 자로 배치된 학교의 네 Branch가 모이는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학생들이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크기를 갖도록 했는데, 열 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폭에다 위로는 두 개 층 바닥을 오픈하여 천장이 매우 높다. 이렇게 천장이 높은 공간은 학생들이 느끼는 공간감을 풍부하게 해주고 시야를 틔워줌으로써 생각을 숨 쉬게 하고 창의력을 북돋운다. Grand stair에서 바라보는 풍부한 View도 학생들에게 도움을 준다. 투명한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깥의 풍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생각도 자유롭게 풀려난다. Grand stair의 스탠드는 발표회나 공연 등 행사를 하기에 좋은 공간이지만 기능을 충족시키겠다는 목적 위주의 생각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창의력으로 채워나갈 수 있도록 어떤 행위든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게 하였다. 기능에 주력했다면 정돈된 직선 계단과 박스 모양의 Void 공간을 제안했을 테지만, 학생들의 행위를 잘 받아주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기에 동선을 고려해 계단 형태를 변형시키고 벽면은 곡선으로 처리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학교의 메인 파사드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부분은 도서실이다. 도서실에도 교류와 협동을 촉진하기 위한 장치들이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도서실 한 켠에 긴 스탠드 공간을 만들고 상부는 오픈시켜 윗 층 도서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탠드는 목재로 마감되어 앉아서든 누워서든 편안한 자세로 책을 볼 수 있다. 스탠드 뒷 편은 커튼월로 되어 있는데, 유리창으로 풍부한 채광을 받아들이며 운동장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색의 공간, 쌈지마당
쌈지마당은 사색의 공간이다. 앞서 소개한 일본의 Shimin Junior High School처럼은 아니지만 3면이 적절히 둘러싸여 아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계절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조경과 깔끔하게 정리된 학교의 입면이 학생들의 감각을 북돋우고 생각을 차분하게 한다. 건물을 에워싸며 나무와 짝을 이룬 벤치, 바닥으로부터 살짝 올라간 구릉 형태의 휴게 공간 등 다양한 분위기의 공간을 제공한다.

 

학생들의 창의력으로 완성되는 공간
보람고등학교는 작년 9월 개교하여 현재 전교생이 30명 남짓이다. 학교 주변으로 부지런히 솟아오르고 있는 아파트가 하나 둘 완성되면 학교도점차 학생들도 북적일 것이다. 이 공간들을 학생들 스스로가 다양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이용하고 바꾸어 나가면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대지위치 세종특별자치시 보람동
용도 교육시설
대지면적 16,741㎡
연면적 15,781.52㎡
건축면적 4,422.72㎡
용적률 91.47%
건폐율 26.42%
규모 5F, B1
학급 및 학생수 41학급 989명
최고높이 20.40m
책임건축가
PM 진석현
설계참여자 남명관, 원제근, 이세희, 오세욱, 이재균, 이정훈, 이재빈
건축주 보람고등학교
시공사 다우종합건설
사진 이승무

 

 

 

    건축가 진석현

    [email protected]

    2005년에 입사. 엉뚱발랄한 건축가.
    대표작으로는 국가핵융합연구소 본관,
    대한항공운항 훈련센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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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blished

    March, 2017 / vol.45
  • Main theme

    Educatiion Fac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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