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건축가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CA 차봉근
세계적인 수준의 시설과 설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채드윅 송도국제학교는 간삼건축이 해외설계사와 함께 진행
하여 시설의 특성상 다양하고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과 건축 주 그리고 교육컨설턴트의 의견들을 수용해야 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해외설계사에서 진행한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로컬 건축가로서 실시설계에서부터 CA
(Construction Administration)까지 담당하여 성공적인 코디네이션(coordination)을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 받
고 있는 간삼건축의 차봉근 소장을 만나보았습니다.
Q. 채드윅 송도국제학교를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요.
A. 송도국제업무지구의 겔사에서 계획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KPF에서 기본설계, 마스터플랜까지 하는 것으
로 정해져 있었고 GIK와 겔사와 KPF에서 로컬건축가를 선정하기 위해 일종의 자격심사를 거쳐 간삼건축이 선정
되었습니다.
Q. 95년도 초에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만 제가 처음부터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2005년 초 실시설계 시작
하면서부터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해외설계사(KPF)가 메인 디자이너로 하면서 간삼에서는 어시스턴트 아키텍
트로 해서 계속 리뷰해주고 계획안에도 같이 참여했습니다. 저는 실시설계에서부터 공사 끝날 때까지 CA업무까
지 참여했습니다.
Q. 채드윅 송도국제학교의 주요한 컨셉은 무엇인가요?
A. 채드윅 송도국제학교는 16000평정도 되고, 학생들 수용인원만 2000명이 넘는 대형프로젝트입니다. 전체적으
로 건물이 세 종류입니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목재 누보가, 중고등학교의 경우는 상하동판과 목재패널이, 그리
고 유리 커튼홀이 메인 테마입니다. 각 건물의 재료는 비슷한데 디자인 요소가 많이 다릅니다. 기본설계단계에
건축물이 각각의 마당을 갖고, 긴 회랑이 있으며 내부의 노출천장에 매달린 천장을 한국건축에서 차용하는 등
한국건축공간의 특성을 형상화시키려 노력 했습니다. 컬러풀하고 곡선을 많이 사용하는 한국의 전형적인 학교
건물과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준공 후 방문한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조금 딱딱한 느낌이 난다고도 하는데 전
체적으로 곡선보다는 모듈을 맞추고 직선이 많이 사용되어 그렇게 보여집니다. 외국인이 생각하는 한국의 느낌
이란 것은 그러한 정적이고 선적인 공간이었습니다.
Q. 한국의 일반적인 학교건축과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요?
A. 국제학교에서는 팀 학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간의 구성뿐만 아니라(확인요망) 시설 면에서도 많이 다른데
요. 전동관람석과 3m가 넘는 수심의 미국식 수영장, 행잉 바스켓이 열대 넘게 달린 2개의 체육관이나 오케스트
라 피트와 커튼 타워가 있는 극장 등의 시설들이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것들이기 때문에 제일 먼저 눈
에 띕니다. 또한 설계단계에서도 학교와 관련된 여러 전문가들의 참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협력을 하기 때문
에 상대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결과적으로는 건축물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옵니
다. 학교 운영자 측은 건축가에게 학교 프로그래밍 전달 외에도 지속적으로 회의와 설계리뷰에 참여합니다. 채
드윅 송도국제학교의 경우 HA(Harvard Adviser_확인요망)에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자문을 했었는데요. 안전문
제나 교실에 어떤 시설을 해야 하는지, 학생들의 동선 등이 학교 프로그램에 잘 부합하는지 자문을 해서 디자인
에 꽤 많은 관여를 했습니다. 또한 해외설계사에서 제출한 기본설계자료들도 국내보다 훨씬 디테일해 배울 점들
이 많았습니다.
Q. 해외설계사와의 협력업무는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어떤 것들을 느끼셨나요?
A. 간삼건축에서는 설계진행단계별로 리뷰를 하고, 기본설계까지는 해외설계사가 낸 결과물을 저희가 체크 하
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결과물이 제출되면 함께 리뷰나 워크샵을 해서 계속 수정을 하고, 실시설계단계에서
는 간삼건축이 주로 결과물을 제출해 해외설계사에서 리뷰하고 의견을 주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 중 외벽부
분과 커튼월은 해외설계사에서 실시설계까지 전담했고 컨셉과 관련된 디자인부분에는 해외설계사와 끝까지 협
력해 기본설계의 초기 컨셉을 끝까지 유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재료나 법규, 시공에 맞춰서 건축 뿐 아니
라 기계, 전기, 구조 등을 조율(coordination)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우선적으로 언어적인 문제를 많이 느꼈고 그 다음에는 정서적인 문제-일하는 방식 이라던지 일에 대한 태도와
같은 문화적 차이를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 문화가 사회적인 것도 있고 건축설계라는 분야의 일하는 방식에서
의 차이도 있었습니다. 언어에 있어서 서로 문구 하나에 대한 해석차이가 다른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것이 결국
정서적 차이일수 있는데 우리가 사소하게 생각해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도 상대 측에서는 정확한 피드백을
기다려 스케줄이 지연된 적도 있었죠. 새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Q. 채드윅 송도국제학교에서 처음 시도된 CA는 어떤 역할인가요?
A. 간삼에서 이번프로젝트에 CA(Construction Administration)까지 하면서 설계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을 많이
보완하려고 했습니다. CA는 설계자가 공사감독을 하는 것인데요. 채드윅 송도국제학교는 감리도 있었고 CM도
있었는데, CA란 개념을 송도국제업무지구에서 간삼이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기간으로 보자면
CA를 한 기간이 더 길었습니다. CA는 미국식 개념인데 미국에서는 감리나 CM을 필수적으로 해야 되는 것이
아니고 설계자가 CA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감리가 하는 일을 CA업무를 계약을 하게 되면 건축가가 현장에 상
주하면서 공사도서, 계약서, 도면, 시방서 대로 공사가 진행이 되는지 감독하는 것입니다. 모든 서류들을 검토하
고 확인하고 설계자가 승인하면서 진행이 되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국내건설현장에서는 주로 샵드로잉을 시공
자가 그려서 CM에 제출, 검토해서 승인하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설계자가 모든 샵드로잉을 승인했습니다.
설계자가 검토해서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공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 CA를 해보는 일이어서 당황스럽고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예상보다 실제 CA에서는 우리가 해야 될 일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CA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Q. 개인적으로는 추구하는 건축은 어떤 것입니까?
A. 학교에서부터 생각해온 저의 화두는 ‘자연을 어떻게 하면 구현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현장에 오니 현실적
인 문제들 돈이나 시간 같은 것들로 많이 달랐습니다만 그때마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것이 항상 중요
한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장식적인 것들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고, 본래의 자연스러운 재료나 느낌
자체를 살릴 수 있는 가짜가 아닌 느낌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실제 이번 국제학교를 하면서도 페인팅을 한 부분
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공적인 느낌을 내는 다른 소재들은 많이 배제하고 실제재료를 사용하고자 노력 했습니
다. 해외설계사의 컨셉이었지만 저 역시 이를 최대한 수용해서 진행했습니다.
Q. 해외사업팀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시나요?
A. 주로 개발이나 주거, 오피스, 리조트, 단지계획도 있는데요. 아직까지는 많은 프로젝트를 하진 못하고 있습니
다. 주로 프로젝트를 개발해서 초기 제안서는 많이 냈는데 실제 프로젝트로 연결되는 것이 국내보다 어렵습니
다. 지금은 베트남 쪽 일을 많이 하고 있고, 제안서를 내고 기획하는 것들은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 등), 아프리
카 쪽 일도 하고 있습니다.
채드윅 송도국제학교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것이 디자인이라는 세계 공통언어가 있는데 세계로 눈을 돌리면
설계시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죠. 유명 설계사무소들도 실제 자국 내에서만 설계하지 않거든요. 우리도 해외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뛰어들면 디자인 측면에서는 뒤지지 않으니, 개인적 역량과 함께 기회도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외사업팀에 들어오게 된 계기도 채드윅 송도국제학교를 하면서 KPF, GIK와의 경험이 많은
영향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차봉근 소장
차봉근은 ㈜간삼건축 설계5본부 소장으로 근무 중이다. 주요프로젝트에는 국립중앙박물관 현상설계(1995년),
국민은행 본사 현상설계(1996년), 관동대 명지병원(2000년), KT&G 대전사옥(2001년), 여주공과대학교 마스터플
랜(2003년), 광주디자인센터(2004년), 서울대학교 캠퍼스 마스터플랜(2005년), 송도국제학교(2006년), 캄보디
아 카지노 & 골프리조트 마스터플랜(2008년)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