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Insight > G.Style

유년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다

송암스페이스센터

           

스페이스센터: ㈜간삼건축, Kasian

연수동: ㈜간삼건축


송암스페이스센터를 방문하기로 한 날은 구름한점 없이 쾌청하고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아침이었다. 아침 일찍
채비를 차리고 길을 나서면서 장흥에 있는 스페이스센터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하게 되었다. 우리의 기억 속
에 장흥이라는 곳은 별 특징없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유원지의 한곳일 뿐이며, 이 유원지를 둘러싸고 수많은 브
호텔들이 밀려들면서 좀처럼 발길을 향하기 어려운 곳으로만 기억되고 있었다. 비록 최근에 장흥아트센터가 개
관되면서 복합문화파크로의 새로운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천문대와는 거리감이 있어 보이
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였다.


우리의 잃어버린 꿈을 찾아서
동부간선도로를 지나 의정부에 접어들자 어디선가 나타난 도봉산 인수봉이 시선을 끌어당긴다. 언제나 서울의
북쪽으로 올려다 보이며 좀처럼 가까워 보이지 않던 도봉산과 나란히 달리고 있자니 이제야 길을 나선 실감이
제대로 나는 듯하다. 도봉산을 크게 돌아 장흥에 다가서면서 도시의 분주함은 사라지고 한적한 국도가 눈앞에
펼쳐지는가 싶더니만 어느새 장흥유원지의 입구에 도착해 있었다. 장흥유원지는 한편으로는 쇠락한 유원지의
잔재가 채 정리되지 못한 채 치부를 드러내고 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문화단지 조성의 기운이 꿈틀거리
는 묘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었다. 그러한 전혀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루는 건물들 사이로 한참을 차를
몰아 달리다가 발견한 송암스페이스센터의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은 반가우면서도 생경스럽게 다가왔다.


계명산 깊은 자락 속에 숨겨진 30만평의 땅위에 자리 잡은 송암스페이스센터는 한일철강 엄춘보 회장의 평생 염
원이 깃든 곳이다. 아이들에게 우주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어 장차 우주과학자로 성장하게 하고, 어른들
에게는 오래전 고향집에서 보았던 수많은 밤하늘 별자리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되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엄회장이 송암스페이스센터를 건립하게 된 목적이다. 송암스페이스센터는 플랫폼과 스타하우스로 구성되어 있
으며 이 두 건물은 은하수길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은하수길은 건물 내부에까지 이어져 건물내부 곳곳에 하늘
을 올려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서로 연결되면서 막힘없이 이곳저곳 발길을 옮기게 하는 이 건물은 마치 유
년시절 소꿉장난의 배경이 되어주었던 다락방과 같은 곳으로, 곳곳에 체험공간, 이벤트공간으로 구성되어 있
다. 또한 단층과 복층형 유니트로 구성된 숙박시설인 스타하우스는 편안한 휴식과 함께 밤하늘 별자리를 올려다
보며 주위의 수려한 풍광 속으로 몰입할 수 있는 진정한 이벤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골목길을 연상하다.
스타하우스는 도시에서떠나 자연과 만나고 그 속에서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이다,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기 때문
에 건물은 단지 그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로 계획되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단체 이용을 위해서는 1층
에 단체 객실과 세미나실을 마당과 수미터를 연계하여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주 진입부인 2층은 로비와
라운지 식당 등의 공용공간이 배치되었고 스페이스센터의 은하수 길과 수평적으로 연결되도록 하여 밤에 천문
대를 동일 레벨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외부데크는 숲속 산책로로 이어져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집이
되도록 구성하였다. 3~4층은 원룸형 lac 복층형 객실이 있어 다양한 객실을 경험할 수 있다. 내외부재료는 자연
소재와 색채가 선택되었다. 노출콘크리트. 전벽돌. ZINC. 고밀도 압축판넬. 목재데크 등의 재료는 자연환경에
적응하도록 사용되었다.


이 건물을 디자인한 간삼건축의 남명관 소장은 인터뷰를 통해 송암스페이스 센터는 도심속에 생활하는 현대인
에게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자연과 접하고, 그를 통해 진정한 휴식을 얻도록 하는 것이 디자인의 가장 큰 원칙이
었다고 하였다. 마치 고향집의 툇마루와 같은 은하수길로 나서면 누구나 고개들 들어 하늘의 별자리를 찾게 되
고, 외부 데크로부터 이어지는 계명산 산책로는 사람들에게 가슴을 열게 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유년시절 동네어귀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밤이면 담장 뒤에 숨은 자신만의 공간에 깃든 친구는 다름 아닌 별과
달이었다. 친구들이 모여 먼 하늘을 올려 보며 자신의 별에 이름을 달고, 그 별에 하나씩의 소망을 기약하던 소
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이 도심의 장벽너머로 하나 둘씩 사그라져 갈 때 이곳 스페이스센터는 한달음에 어린 시절
의 기억으로 우리를 되돌려 놓는 신통한 능력을 가진 곳이 아닐 수 없다.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
던 별과 달을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으로 맞이하러 가는 길은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 수 없다.

        

g_style
  • Published

    November, 2008 / vol.11
  • Main theme

    Songam Space Center
  • Pages

    50 pages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