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만나는 물의 집
Casa del Agua
㈜간삼건축, Legorreta+Legorreta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 하는 섬 제주에도 어느덧 봄기운이 완연하다.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유채꽃 향기와 더욱 검게 변하는 바다의 빛깔은 제주가 겨울을 지나 봄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려준
다. 예전에 비해 더 많은 하늘길과 뱃길이 열리고 땅 위에는 올레길이 사람들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지만 제주
는 여전히 신비하고 아름다운 섬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이 섬 위에 제주를 꼭 빼닮은 건축물이 세워지
고 있어서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주 남쪽 중문의 국제컨벤션센터의 인근 부지에 건
립되고 있는 까사 델 아구아 리조트가 바로 그곳이다. 멕시코가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인 레고레타와 한국의 간
삼건축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이 리조트는 강렬한 색, 변화하는 빛, 순환하는 물이라는 테마를 가진 리조트로
서 제주의 순수함과 어우러져 남미의 열정을 느끼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막바지 공사 단계에 접어든 까사 델 아구아 리조트를 지면을 통해 미리 만나본다.
카사 델 아구아는 에스파냐어로 ‘물의 집’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멕시코의 거장 건축가 레고레타는 이 프로
젝트를 계획하면서 붉은 화산과 거친 평원 위에 검은 돌을 쌓고 오색천을 짜던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오들의 빛
깔과 문양으로부터 건축적인 영감을 얻었다. 척박한 자연환경을 개척하며 그 속에서 정열과 함께 삶의 여유를
가슴에 품고 사는 그들의 마음은 어찌 보면 우리와 피를 나눈 형제처럼 꼭 닮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까사 델 아
구아는 제주도의 험한 지형에 빛과 물이 가득한 리조트를 어떻게 대입시키는가 하는 문제로부터 모든 디자인이
시작되었다. 대지는 20m에 달하는 절벽을 끼고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빛과 물로 넘치는 대형 리조트를 만들
기 위해서는 여러 계층의 플랫폼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 곳에 다양한 수공간을 연출하여 결과적으로 거의 모든
객실에서 아무런 장애 없이 리조트 내의 풍경과 제주의 검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
에 플랫폼에 설치된 각종 수공간들은 바다와의 관계와 시각적인 균형감을 가장 최우선으로 두고 디자인 되었으
며, 모든 수영장과 분수들은 바다 풍경과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시각적인 구성을 완성하도록 연결되었다. 그 결
과로 비로서 물의 집 (Casa del Agua)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리조트가 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레고레타의 건축물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강렬한 색감은 주변 자연환경을 보다 풍요롭게 활기차게 만들어
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또 다른 차원의 자연과의 관계를 만들어 주면서,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자연스럽
게 무너트리고 있다. 이러한 레고레타의 화려함 위로 제주도 유채꽃과 감귤의 선명한 색감이 오버랩되면서 제
주 갈옷의 순수함과 화산석의 장줌함이 리조트 곳곳에서 묻어날 수 있도록 한 것은 온전히 간삼건축과 레고레타
가 합심하여 얻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레고레타의 건축물을 두고 흔히 루이스 칸이나 안도 타다오가 만들어
내는 빛의 공간에 다시 색을 더한 것과 같다고 한다. 까사 델 아구아는 리조트 단지 내의 어느 한 구석이라도 소
흘히 계획된 곳이 없으며 모두 저마다의 독특한 공간감과 더불어 강렬하고 선명한 색감으로 인해 사람들로 하여
금 확실한 ‘탈일상 공간’을 체험하게 해 줄 것이다.
제주에는 중문 지역을 중심으로 지중해 풍의 리조트들이 널려있다. 육지와는 떨어진 제주라는 섬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남국의 풍취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여러 리조트들이 지중해 풍의 외형을 가지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
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레고레타와 간삼거축이 설계한 까사 델 아구아는 이런 보편적인 대중의 수
요를 넘어서 그들에게 고급스러운 ‘탈일상’을 체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회색의
도시를 한순간에 잊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까사 델 아구아는 작은 객실 하나까지도 예술품과 같은 섬세한 감각
이 느껴진다. 시각적인 경쾌함과 더불어 시적인 감성이 가득한 까사 델 아구아는 완공과 함께 제주를 찾는 또 하
나의 커다란 즐거움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