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통섭의 공간

KAIST KI 빌딩

Consilience
대전 KAIST정문에 들어서면 우측 연못 건너편에 전면 유리로 깔끔하게 디자인된 직사각형의 건축물이 사람들
의 시선을 붙잡는다. 주변의 콘크리트건물 사이로 우뚝 솟아 KAIST단지의 새로운 LANDMARK가 되어 주고 있
는 이 건물은 KAIST INSTITUTE BUILDING(KI빌딩)이다. KAIST명예박사인 박병준 회장의 기부와 정부의 투자
를 받아 간삼건축의 설계로 완성된 이 건물은 KAIST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연구소를 위해 마련된 첨단 공간이
다.
이렇듯 주위의 기대와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KI빌딩 이다 보니, 이건물의 설계를 맡은 간삼건축은 일반적인
연구소 건축의 틀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주변 캠퍼스의 자연환경과 기존의 질서를 수용하면서도 연구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 더 나아가 학생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문활동을 유기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이른바 ‘통섭
의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였다.
한국과학기술원의 초입에 위치한 KI빌딩은 과학기술에 대한 상징적인 존재감을 가질 수 있도록 명료한 외관으
로 구성되었으며, 전문연구원 뿐만 아니라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연구하는 수많은 학생과 인근 주민들에게도 쉽
게 다가설 수 있는 과학문화공간을 만든다는 기본 개념에서 부터 시작하였다. KI Building이 들어선 부지 KAIST
구성원들에게는 오리광장이라는 명칭으로 더 친숙한 공간이었다. KAIST 정문 오른쪽에 위치한 기존의 오리광장
은 한국과학기술원의 학생들에겐 일상적인 휴식의 공간이며 조용한 쉼터로 인지되어 있었다. 이곳에 연구소라
는 다소 경직된 PROGRAM을 만드는데 있어 외부환경을 고려하는 방안으로 접근하여 일반적인 연구소의 이미
지를 탈피하고자 하였다. 저층부에 아름다운 외부환경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통해 단순한 쉼터의 기
능과 더불어 학생들과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적극적 장소로의 변화를 모색하였다.

Plan
KI빌딩의 1층은 기존의 오리광장이 가지고 있던 역할을 그대로 가져와서 문화 및 휴게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
록 계획되었다. 1층은 주변광장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보행자들이 이용함에 불편함이 없도록 사방이 개방되어
있으며 한쪽 모퉁이에는 작은 스탠드와 카페테리아가 설치되어 있어서 이곳이 단순히 개방되고 스쳐지나가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1층이 모두를 위해 개방된 공간
이라면 2층은 연구시설의 방문객과 연구원을 위한 휴식과 미팅을 위한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2층 한켠에는 연구
원들과 방문객들이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소규모 세미나실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내부공간은 외부 데크까
지 확장되어 리셉션이나 소규모 행사를 유치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3층부터 5층까지는 오리연못 방향으로 휴게
공간이 구성되어 있고, 각 코어의 주변으로 휴게공간이 구성되어 있어 각 연구소의 활발한 연구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였고 각층마다 개방되어있는 회의실이 설치되어 있어 여러 분야를 걸쳐 융합연구가 일어날 수 있도
록 계획되어있다.

Inner Court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내부 중정은 1층부터 최상층인 6층까지 시원하게 개방된 대공간으로
이 건물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어 주고 있다. 건물외관의 완벽한 정방형의 형태와는
다르게 자유곡선의 형태를 가진 내부중정은 대학연구소라는 경직된 이미지를 탈피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천창
을 통해 유입되는 햇볕에 의해 시시각각 다양하고 다이나믹한 내부 분위기를 연출해 주고 있다. 이 중정은 이와
같이 시각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3층에서부터 5층까지 위치하고 있는 많은 연구실, 실험실과 1층, 2층의 휴게공
간에 환기와 채광을 제공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연구소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경직되거나 어두운 대
신 밝고 경쾌한 인상을 주고 있는 KI빌딩은 간삼건축의 오랜 경험과 역량이 배어있는 연구소 건축의 전형이라
고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