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의 경계를 흐려 주변과 대비되는 이미지를 상상한다. 건물의 경계를 흐리는 방법은 재료 자체에 있을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표면을 면이 아니라 ‘얇은 공간’으로 보는 것에 있다. 이러한 방법은 건물의 면을 구성하는 다수의 레이어간의 간섭으로 인한 착시에서 비롯된다. 존재감이 명확한 건물 군 사이에서 위치나 거리에 따라 표정이 무수히 변하는 건물은 명확하지 않은 형상으로 시선을 끌어들인다. 다시 말하면 입면은 형상을 만드는 작업이지만, 형상이 가득한 도시의 입면에 배경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도시공간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저층부의 공간개념에도 반영된다. 저층부의 공간은 건물 주변의 흐름과 행위 및 지형을 최대한 반영하는 배경으로 계획되며 외부가 내부로 끌어 들여지고 내부는 내부로 확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