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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가족을 사랑하는 건축가의 마음

제주도립미술관 건축가 김미정

제주도립미술관을 설계한 간삼건축 김미정 소장은 소문난 완벽주의자다. 일에 있어서는 말할 것도 없고 평소 자
기관리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의 역할에 있어서 어느 한곳 빠지는 데 없이 똑소리나게 자기 역할을 다 해내
는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완벽주의자임에 분명하다. G.Style에서는 김미정 소장으로부터 제주도립미술관
설계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평소 건축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Q. 제주도립미술관은 무채색의 빈공간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만들어내고자 하셨던 공간
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A. 제주도립미술관은 직사각형의 긴 부지 위에 있습니다. 또한 산중턱에 있어서 조용하면서도 한라산과 가까우
며 제주하늘과 유채 그리고 억새들이 보기 좋게 서로 어울려 있는 그런 공간입니다. 그곳에 높은 건물이 솟거나
화려한 색을 부여하여 자연에 대적해서는 안됩니다. 이곳은 건물이 주인이 아닌 자연과 미술품이 주인이 되는
그건 공간이 되어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건물에 프레임을 만들어 그 프레임을 통해 하늘을 보고 한
라산도 보며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대지는 물론이고 건물의 외피에도 프레임이 있어 액자역할
을 하도록 했습니다. 건물의 색 또한 모두 없애 자연의 색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야말로 온몸으
로 자연을 담았지요. 이곳에 형성된 프레임들은 빛에 의한 그림자를 형성하여 공간의 또 다른 깊이 감을 주고 있
기도 합니다.

Q. 현상설계 당선을 통해 설계에 참여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주시에서는 간삼건축 계획안의 어떤 점
을 높게 평가했는지 궁금합니다.

A. 다른 회사의 계획안도 매우 훌륭했지만 제 생각으로는 그 계획안들은 건물자체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
던 것 같습니다. 많은 어휘뿐만 아니라 많은 색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만 저희 간삼건축 안은 제주도의 자연을
그대로 부각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표현 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시에서 저희의
그런 생각을 프로젝트 끝날 때까지 잘 연결되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많이 이해해주었습니다.

Q. 꾸준히 일하는 여성건축가가 많지 않습니다. 김미정 소장님은 언제나 완벽한 자기관리를 하고 계신 것 처럼
보입니다. 지난 십 수년 동안 쉬지 않고 건축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정말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십니다. 특히 가족이 큰 힘이 됩니다. 제가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는 것은 가족 모두 인지하고 있고 또 인정합니다. 저 또한 다른 엄마들처럼 똑같이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책감도 갖지 않습니다.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무엇보
다 남편이 아빠의 역할을 정말 잘 해주고 있고요. 아이도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고 저도 아이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합니다. 회사에서 속상했던 일들도 아이에게 다 말할 정도입니다. 그런 모습들이
아이와 남편을 더 긍정적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어떤 포부를 가지고 계신가요?

A. 제가 간삼건축에 입사한지 이제 10년이 다되어 가고 있습니다만 간삼건축에서는 프로젝트에 대한 진지한 고
민이 가능한 곳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다름이 아니라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오래 사람들에게 전
달 될 수 있는 가치를 중요시 하는 기업의 디자인 철학과 문화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점들을 간삼에서
많이 배웠고 앞으로도 이 가치를 지켜가고 싶습니다. 건축은 저에게 아직까지 어렵습니다.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김태집 사장님과 한기영 본부장님이 언제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할 수 있는 힘을 주고 계신데
대해서도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를 비롯해 우리 팀과 회사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를 사람들에
게 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건축가로서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꿈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미정
2001년부터 간삼건축에서 근무하면서 ‘갤러리아팰리스’,‘중앙대학교 제1,2캠퍼스 마스터플랜’,,‘울산박물관’, ‘양
평 한화리조트 마스터플랜’과 ‘아쿠아플라넷 제주’등과 같은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 (주)간삼건축 설계2본부 소장으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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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blished

    May, 2009 / vol.19
  • Main theme

    Cultural facilities
  •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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